사이드 프로젝트

로그인의 역설

m00n0107 2025. 12. 8. 16:45

오늘은 서비스를 개발하고 배포해서 실제 사용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느낀 교훈에 대해서 풀어보려한다. 로그인 기능이 주는 역설에 대해서 회고해보면서 느꼈던 두번의 실패와 해결했던 방법에 대해서 적어보겠다.

 

 

 

1차 실패


처음 서비스를 기획할때는 메인 기능은 5-6가지가 있었다. 기능이 적지않다보니, DB 설계, 화면 구성, 최적화까지 꽤 시간이 걸렸었고, claude sonnet 4.5를 활용해서 약 일주일 정도 투자해서 개발했었는데 아무래도 클로드 특성상 아무것도 없는 초기엔 빠르게 개발하지만, 파일이 많아지고 기능이 복잡하면 놓치는 context들이 생기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생긴 오류나 버그를 고치느라 꽤 시간이 걸렸었다. 

 

특히 로그인 기능이 있으면 개인화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보니 코드를 덕지덕지 붙여서 여러가지 기능을 덧붙일 수 있었다. 나도 그 유혹에 참지못하고 썩 필요하지않은 기능들을 붙여버렸고, 이에 맞춰 디자인 수정 작업이 들어가니 조금씩 원래 계획했던 것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처음 기획한 개발 일정은 5일정도였지만 실제 개발하고나니 일주일이 훌쩍 지나있었다. 여기서 일단 제품 개발에 있어서 1차적인 실패를 느꼈다.

 

 

2차 실패


어찌저찌 개발한 이후 도메인을 따서 배포에 성공했다. 초기 마케팅으로는 지인들에게 뿌리기 + 커뮤니티 바이럴을 진행했다. 제품을 초기에 검증하고 PMF를 찾아가는 단계에서 마케팅에 비용을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초기에는 유입 수, 노출 수, 고객의 정성적 반응은 나쁘지않았다.

홍보 이후 초기 유저 유입

 

거의 몇 시간만에 300명 정도가 내 웹사이트에 유입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름 좋은 반응이라고 생각했었다. 특히나 제일 처음 홍보했던 학교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의 댓글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다.

 

이후 유저 가입 수나 리텐션을 확인해보기 위해서 DB에 쿼리를 날렸는데 순간 당황했다. 

 

내 예상과 달리 19명 정도 밖에 가입을 안했기 때문이다. 이러면 가입 전환률이 10퍼센트도 안된다는건데, 내가 예상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 평소같았으면 PMF 찾는데 실패했다고 느꼈을텐데 고객 인터뷰의 반응이 너무 좋았었기 때문에 실제 지표와의 괴리가 좀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

 

그래서 뭔가 다른 원인이 있을 것 같아, 실제 유저들 몇명을 꼽아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저이탈이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 10가지 정도를 정해놓고 유저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유저들이 생각보다  '회원가입을 아주 많이 귀찮아한다' 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생각해보면 어떤 서비스인지도 정확하게 모르는데 회원가입하면서 이메일을 드러내고, 아이디를 정하고, 비밀번호 확인 과정을 거치는 것이 귀찮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 서비스를 테스트하면서 당연하게도 admin 계정을 활용하기 때문에 로그인을 유저 경험 여정에서 제외하고 있었는데 정말 큰 오산이었다.

 

 

기능 간소화 이후 지표 재측정


이 교훈을 얻고난 뒤 제품의 1차 수정 과정을 거쳤다. 로그인 기능을 아예 없애면 유저에게 연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었고, 지표 측정도 흐려질 것 같았다. 따라서 아예 없앨 순 없었고, 그 대신에 로그인을 하지않고도 기능을 일부 사용할 수 있도록했다. 이후에 로그인을 하면 더 많은 기능을 쓸 수 있다는 것을 하단에 배너 컴포넌트를 넣었고, 로그인을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차이가 명확히 느껴지도록 디테일한 부분들을 수정했다. 

 

확실히 로그인이 없이도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니 신규 유저 입장에서는 이 서비스에서 '회원가입하는데 드는 귀찮음을 감당할 정도로 유용한지'를 결정할 '시식 버전'을 줄 수 있었다. 이후 새로운 홍보채널을 통해 홍보를 진행했고, 그 결과

 

유입 지표를 캡쳐 못했는데, 400명 정도 유입시 80-90명 정도가 회원가입으로 전환되어, 5% -> 25% 정도로 지표 개선을 보였다. 홍보 이후 유저의 유입 반응은 비슷했지만 전환률이 높아졌고, 회원가입 이후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유저들의 재방문률이 높아졌다. 

 

 

결론


이 경험을 통해 로그인 자체가 주는 이점도 많지만 자칫하다가는 Nice to Have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0 to 1을 만들면서 제품의 PMF를 검증하는 과정에서는 기능 고도화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초기 유저들의 리텐션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가 인 것 같다. 기능보다 UX에 대한 고민을 더 중점적으로 해봐야겠다.

 

개발의 장벽이 낮아져서 기능 하나를 붙이고 떼고 하는게 너무 쉬워져서 이런 실수들이 생기는 것 같다. 원래 같았으면 기능 하나 추가하냐마냐도 신중하게 고려했는데, 이젠 그렇지않다보니 있으면 좋겠는데? 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곤한다. 기술은 항상 수단이라는 것을 경계하자.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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