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에 내가 잡은 목표 중 하나는 '내 제품으로 수익 발생시키기'이다. 그게 10원이되든 100원이 되든 상관없이, 회사의 도움을 받지않고 자체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추가수입이 1원이라도 생긴다면 성공이다.
사실 올해 이미 각종 공모전 상금으로 운좋게도 대학생치고 꽤 큰 돈을 벌었었다. 하지만 이건 학업에 대한 성과와 운이지 '내 제품'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돈이 아니라 돌아가는 비즈니스를 직접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 목표는 컨설팅 펌에서 일하면서 더욱 강해졌다.
컨설팅 펌에서의 경험
컨설팅 펌에서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해주고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주고 전략적 인사이트를 뽑아주는 일에 기여했었다. 이 과정에서 실제 돈이 굴러가는 산업에서 인사이트를 뽑아준다는 것이 굉장히 유익하고 흥미로웠지만, 이 결과에 대한 책임을 내가 직접 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결국 나는 인턴이기 때문에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회사를 떠나게되고 학교로 돌아가야했고, 그렇기 때문에 어느순간부터 컨설팅을 제한된 날짜에 수행해야하는 '과업'처럼 해결해나가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게 만약 내 제품이었다면 이렇게 결정할 수 있었을까? 실제 고객사에서는 이렇게 실행하는 것이 최선일까? 에 대한 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할 것임을 스스로는 깨닫고 있었지만 행동은 그렇지 않았다.
어쨌든 컨설팅 역시 용역을 제공하는 서비스고, 고객사가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오면 그 자체로 가치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최종적인 커리어의 목표는 어떤 일에서건 0 to 1에 최종적인 책임을 질 수 있는 실무자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내서 내 제품을 만들어보자! 라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
나의 첫 제품 : 시험 문제 풀어주는 Agent
사실 이런 목표가 생기기 이전에 제품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다. 작년 이맘때에 학교 전공 시험이 오픈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 대신 문제를 대신 풀어줄 수 있는 Agent 툴을 만들어서 배포한 경험이 있다. 이때 당시에는 이걸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생각도 안했던 것 같은데, 내 주변 사람들이 이 툴을 써서 시험을 보겠다고 하니까 갑자기 부담감이 생겨서 성능을 높이기 위해 꽤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이때가 처음으로 내가 만든 소프트웨어의 첫 배포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패키지 파일을 실행 가이드와 함께 전달한 정도니까 배포는 아니지만 어쨌든 다른 사용자가 실제 사용할 것으로 고려해서 만든 서비스다.
이 에이전트는 방대한 분량의 전공책과 강의 자료를 RAG 구조로 학습시켜 언어 모델로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이때 당시에 전공책에 있던 그림과 표를 파싱하는데 굉장히 많은 실험을 했었다. 이전에 실습 정도로 langchain + FAISS vector DB로 RAG를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데, 이 서비스를 만들때는 굉장히 많은 Chunking 전략과 vector DB를 실험해봤던 것 같다. 특히 전공 책의 표를 파싱하는 일이 가장 복잡했는데, 오랜 시간동안 연구해보며 차라리 그 시간에 공부를 했으면 A+을 받지않았을까 싶었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시험을 치는데 유용하게 활용되었고, 시험 윤리상 더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그냥 시험 공부 정도의 용도로 마무리지었다. 요즘도 가끔 쓰고 있긴한데, 아무래도 예전에 짠 코드다보니까 지금 보니 좀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보인다. 나포함 총 5명 정도의 사용자를 유치했고, 따로 돈을 벌려고 만든 서비스는 아니다보니 과금은 하지 않았다(애초에 CLI 환경에서 돌리다보니까 과금하기 애매했었고, 후배들한테 돈을 받을 생각도 없었음)
소프트웨어 제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나의 생각
제품 개발로 수익화를 해보자는 목표를 가졌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건, '빠른 속도'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여도 첫 술에 배부르긴 어려우니, 여러번의 제품 피벗팅과 수 많은 실험을 해볼텐데 일관된 규칙과 방법론이 없으면 중간에 포기하거나 놓치는 기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근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들은 모두 일관된 규칙으로 제품을 찍어내고 있다.

조금 부끄럽긴하지만 최대한 간단하게 이렇게 정리해봤는데 큰 틀에서 보면 "프로토타입으로 검증 이후 사업화" 라는 매우 일반적인 제품 개발 방법론과 유사하다. 나는 특히나 개발에 있어서 프로토타입과 제품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가 DB설계의 유무라고 생각한다. 소프트웨어 제품에서 DB가 있고 없고는 정말 큰 차이인데, DB가 생기고 로그인 기능이 생기면서부터 서비스가 가질 수 있는 기능들이 훨씬 정교해진다. 나도 처음에는 모든 제품을 완벽하게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않는다. 수익이 발생할만한 제품은 DB없이 표지만 만들어진 프로토타입만으로 충분히 검증 가능하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최근 나도 드디어 그걸 경험했다..!)
진행상황

그래서 저렇게 위에 정해놓은 틀에 따라 기계처럼 제품들을 계속 찍어내고 있는데, 훨씬 더 과정이 정교해진 것 같다. 물론 아직 배울게 많기 때문에 완전한 확신은 없지만 일단 저 프로세스대로 웹 서비스를 만들고 있고, 1개는 진행중, 2개는 배포를 마쳤다. 아직 배포된지 일주일이 체 되지않았고, 마케팅이 이제 막 진행 중이라 효과는 더 봐야겠지만, 현재까지 0.38$ + 커피 한잔을 벌었다(물론 개발에 사용한 CI/CD 툴에 지불하는 돈이 있기 때문에 슈퍼 적자다 ㅠㅠ) 츄파츕스 하나도 못사먹는 돈이지만 어쨌든 자발적인 유입으로 수익을 만들어내봤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앞으로도 근근히 나의 제품 개발에 대한 소식을 올리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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